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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94단 야키토리바 - 꼬치음식/술 2019. 3. 17. 19:24
새벽 두시 쯤 짝찌랑 간단하게 술 한잔할 곳을 찾으며 신촌을 돌아다닐 때의 일이다. 술에 취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돌아다니는 학생들로 인해 신촌 거리 모든 곳이 시끄러웠다. 거리 곳곳에는 삼삼오오 모여서 담배를 피워대며 술에 취해 알아듣기 힘든 말들을 내뱉는 것을 보자면 나의 과거가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조용히 그리고 간단히 술 한잔을 하고 싶었는 우리는 이곳저곳을 정처없이 걸어다니다가 처음으로 이 가게에 발을 내딪게 되었다. 그럴싸한 간판도 보이지 않고, 야외에서 열심히 꼬치를 굽는 사내만이 발길을 이끄는 이 가게는 아무것도 없는 외부와 잘 어울리는 내부를 가지고 있다. 좁은 실내에 좁게 앉을 수 있는 2인석 테이블과 4인석 테이블이 몇개 배치되어 있는 구조이다. 정말 이런 데에서 장사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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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주막 - 쭈꾸미볶음음식/식사 2019. 3. 16. 23:28
빈둥빈둥거리며 지내기 딱 좋은 주말이 찾아왔고, 점심이나 먹을까하는 생각에 문을 나섰다. 내리막길을 쫄래쫄래 걸어내려와 낮술이나 할까하며 걸어가는 길에 새로 생긴 가게를 보게되었다. 이름은 '주막'이었다. 마침 횡단보도 바로 앞에 위치해있어서 신호를 기다리며 무엇을 파는 곳인가 하고 구경하고 있었다. 내부에서 아주머니께서 나와서 상큼한 호객행위를 하셨다. "들어와보세요." 기분 좋은 미소였다. 미소에 이끌린 것인지 원래 가려고 했던 곳 대신 이 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였다. 물론 나는 어디를 가든 낮술을 하려는 목적을 해결하기만 하면 되었는데, 마침 큰 글씨로 써놓은 '동동주'라는 문구에 이끌려 들어갔다. 막걸리만을 마시다가 가끔 마시는 동동주의 진한 맛이 나를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어줄지 잘 알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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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HAKI - 모둠 사시미음식/술 2019. 3. 16. 22:57
우리나라에서는 활어회를 주로 먹는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도 활어회는 가족들이 가장 자주 찾는 외식 메뉴이다. 펄덕 팔닥 살아움직이는 생선을 바로 손질하여 정갈하게 접시에 내어주는 활어회는 탱글탱글한 식감을 최고로 맛으로 친다. 계속해서 씹을 수록 느껴지는 생선살의 달달한 맛이 활어회를 먹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활어회의 탱글탱글한 식감을 우선으로 느끼고 싶다면 약간의 비린내를 잡아줄 초장과 곁들여 먹는 것이고, 싶을 수록 느껴지는 단 맛을 부각하고 싶다면 간장이 어울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추가적으로 비린내를 잡고 기름기를 깔끔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오로지 와사비와 함께 먹는 것을 개인적으로 선호한다. 이렇게 활어회를 사랑하는 나이지만, 사실 더욱 좋아하는 회는 선어회이다. 선어회를 처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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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愛酒] 서울장수 - 인생막걸리음식/술 2019. 3. 15. 01:25
도안동 감나무집에서 연구실 회식을 할 때에 막걸리를 주문하였다. 종업원이 소개하기를 좁쌀 막걸리와 쌀 막걸리가 있다고 하였는데, 개인적으로 좁쌀 막걸리 특유의 노릿한 맛과 향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쌀 막걸리로 주문하였다. 당연히 대전의 대표 막걸리인 '원 막걸리'를 가져다 주겠거니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가져다 주는 것은 '인생막걸리'였다. 서울장수 브랜드답게 막걸리 임에도 불구하고 병 자체의 만듦새가 좋아서 우선 마음에 들었다. 역시 전국구로 광고를 때리는 막걸리는 외관에 그래도 신경을 좀 쓰는 듯 했다. 또 한가지 마음에 들었던 것은 막걸리를 흔들어도 주둥이에서 술이 잘 새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막걸리는 병의 만듦새가 좋지 않아서 가라앉은 부분을 섞기위해 흔드는 과정에서 술이 여기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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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도안동 감나무집 - 오리 수육음식/식사 2019. 3. 15. 00:52
아마도 연구실 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찾아간 음식점이 아닐까 생각하는 곳이 바로 '도안동 감나무집'이다. 내가 속해 있는 연구실의 지도교수님께서는 회식으로 오리고기를 좋아하시기 때문이다. 아니다, 사실은 오리고기를 좋아하신다고 명확하게 이야기하신 적은 없다. 다만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전래동화와 같이 '교수님께서는 오리고기만을 드신다'는 말이 선배에서 다음 선배로 계속해서 이어져 내려오며 학생들의 머리 속에 굳어진 것이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교수님께서 돼지고기, 소고기 등의 동물성 지방이 건강에 좋지 않은 것 같아서 그나마 나은 오리고기를 선호하신다는 이야기를 하신 적은 있는 것 같다. 분명한 것은 오리고기만 먹는다고는 한 적이 없는 것이다. 원래 학계라는 곳에서는 교수님의 의견에 학생이 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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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KZ ZS10 이어폰일상 2019. 3. 15. 00:43
가격이 매우 싼 이어폰이다. 그리고 성능이 놀라운 이어폰이다. QCY 제품을 리뷰하면서도 언급했던 부분이지만, 나는 여러 이어폰을 사 모으고 그것들을 비교 분석하는 취미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다. 그래서 KZ ZS10의 성능이 어떤 이어폰에 비해 얼마나 좋은 지에 대해 비교를 할 수는 없다. 다만 예전에 음향기기에 관심이 많은 선배로부터 좋은 헤드폰이 내는 음질의 수준와 동일한 수준의 음질을 갖는 이어폰은 대체적으로 가격이 비싸다는 말을 전해들은 적이 있다. 예를 들어 20만원 정도의 가격을 주고 산 헤드폰에서 내는 음질과 동일한 수준을 갖는 이어폰은 대략적으로 2배에서 3배의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KZ ZS10으로 평소에 듣던 탱고 음악을 들으며 콘트라베이스 현이 떨리는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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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QCY QS1 블루투스 이어폰일상 2019. 3. 13. 21:08
기계들에 관해서는 크게 욕심이 없는 삶을 살고 있는 나에게 이어폰은 정말 음악만 나오면 되는 그런 물건이었다. 그저 값싸고 불편하지 않은 정도면 만족하고 잘 사용해왔다. 그런 나도 한참 운동에 빠져서 지낼 때는 블루투스 이어폰의 필요성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볼 때가 있었다. 휴대폰과 선으로 연결된 이어폰은 아무래도 달리기, 맨몸운동, 바벨 운동을 할 때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예전에 구매했던 것이 바로 브리츠에서 나온 블루투스 이어폰이었다. 구매할 당시만 해도 2만원 내의 이어폰만 사서 쓰던 나에게, 5만원이 넘어가는 부담스러운 가격이었지만 그래도 유용하게만 쓸 수 있다면 제 값을 할 것이라 믿고 구매했었다. 그리고는 이내 쓰레기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때 당시만 해도 완벽한 코드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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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후와 유성 5일장일상 2019. 3. 9. 16:21
지금 집 위치로 이사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빠세권'이기 때문이었다. 탱고를 추는 사람들이 우스갯소리로 많이들 이야기하는 빠세권이란 탱고 바에 가까운 곳의 집을 이야기한다. 이전에는 통학 문제로 어은동이나 궁동에서 살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 등의 이동수단이 다양하게 생기면서 학교에서 조금 먼 곳으로 이사를 가는 것에 부담이 없어졌다. 그래서 어디로 이사를 갈까 생각하던 중에 탱고 바와 가까운 장대동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장대동은 여러모로 살기가 좋은 곳이다. 동사무소가 근처에 있고, 서울과 광주로 노선이 이어지는 유성금호고속이 매우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뿐만아니라 조금 더 걸어가면 전국 어디든 갈 수 있는 유성 시외 버스 터미널도 위치하고 있다. 시내 대중 교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