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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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 동남구] 도가원 - 곱설렁탕음식/식사 2019. 4. 22. 15:40
천안에 갈 일이 있어서 다녀왔다. 좋은 형님을 만나 술잔을 진하게 기울이고, 형님이 내어주신 집에서 편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술은 어느정도 깬 것 같은데 뭔가 개운하지 않은 몸 상태 였다. 그냥 대전으로 내려갈까 고민하던 중에 형님께서 '도가원'이라는 설렁탕 집에 아주 맛있다며, 꼭 먹어보고 내려가라고 하셨다. 설렁탕이 맛나봐야 얼마나 맛이 나겠는가? 개인적으로 밍밍한 설렁탕보다는 칼칼하면서 감칠맛이 좋은 소내장탕이나 깔끔하면서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쌀국수로 해장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썩 만족스러운 메뉴 추천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형님 말을 잘 듣는 동생 부류에 속하는 사람인지라 속는 셈치고 '도가원'에 들렀다. 곱배기로 나오는 설렁탕 이름이 곱설렁탕이다. 그래서 주문하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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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미분당 - 양지쌀국수음식/식사 2019. 4. 17. 18:16
미분당을 처음 간 건 친한 친구와 함께였다. 친구는 당시 제대 후에 복학을 한 상태였고, 신촌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다. 가끔씩 서울을 들렀던 나는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술자리를 가지고, 친구 네에서 신세를 지게 되었다. 다음 날 일어나서 친구가 좋아하는 쌀국수 집이 있다며 나에게 함께 가자고 했던 것이 미분당의 첫번째 경험이다. 작지만 세련된 느낌을 주는 외관과 그 앞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의 모습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맛집의 기운을 느꼈다. 하지만 그 나이 먹도록 쌀국수는 자주 먹어본 적도 없었거니와, 쌀국수를 떠올리면 월남쌈 집에서 판매하는 사이드 메뉴와 같은 느낌만 가지고 있었기에 의심을 쉽사리 거둘 수는 없었다. 하지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친구의 말을 들으며 기대는 더욱 커져만 갔었다.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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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 만년 건강 보리밥 - 보리밥 외 3종음식/식사 2019. 4. 8. 21:01
요즘은 만년동 탐방에 흥겨운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에 살기 시작한 이후로 주로 다니는 동네가 조금씩 바뀌었다. 처음은 당연히 차도 없고 돈도 없는 학생이라 학교 근처 어은동이 유일한 마실 가능한 동네였다. 짬이 조금씩 차면서 궁동으로 다니기 시작했고, 탱고를 시작한 이후로는 주로 활동하는 지역이 봉명동과 장대동이 되었다. 그래서 사실상 카이스트에서 갑천을 지나 위치하는 만년동으로는 찾아가 본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연구실 후배들이 대거 만년동과 월평동 쪽으로 주거지를 옮겼다. 그와 동시에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만년 맛집에 대한 소식들에 가만히 있기가 힘들어서 직접 찾아가보았다. 만년 맛집 중 처음으로 간 곳은 '만년 건강 보리밥'이다. 아주 촌스러운 간판을 하고 있어서 멀리서도 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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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전봇대집 - 소고기 구이음식/식사 2019. 3. 17. 19:46
얼마 전 지인이 Social Media를 통해 마장동 먹자골목에서의 식사를 자랑하였다. 뭐 고기가 거기서 거기겠지하는 나의 생각과는 달리 짝찌 님께서는 강한 유혹에 휩싸이고 말았다. 시각을 차단하기 위해 감은 두 눈과 굳게 다문 입술로 단호한 표정을 선물해주시며, 무조건적인 마장동 행을 지시하셨다. 뭐 어쩔 수 있나..... 핸들을 손에 쥐고 마장동으로 향했다. 집은 서대문구라 차로 약 35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시장 입구에 위치한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아무런 고민없이 지인이 들렀던 전봇대집으로 향했다.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다 쓰러질 것만 같은 외관의 가게들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었다. 식사 때와 관계없는 듯한 이 골목으로 계속해서 사람이 들어오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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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주막 - 쭈꾸미볶음음식/식사 2019. 3. 16. 23:28
빈둥빈둥거리며 지내기 딱 좋은 주말이 찾아왔고, 점심이나 먹을까하는 생각에 문을 나섰다. 내리막길을 쫄래쫄래 걸어내려와 낮술이나 할까하며 걸어가는 길에 새로 생긴 가게를 보게되었다. 이름은 '주막'이었다. 마침 횡단보도 바로 앞에 위치해있어서 신호를 기다리며 무엇을 파는 곳인가 하고 구경하고 있었다. 내부에서 아주머니께서 나와서 상큼한 호객행위를 하셨다. "들어와보세요." 기분 좋은 미소였다. 미소에 이끌린 것인지 원래 가려고 했던 곳 대신 이 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였다. 물론 나는 어디를 가든 낮술을 하려는 목적을 해결하기만 하면 되었는데, 마침 큰 글씨로 써놓은 '동동주'라는 문구에 이끌려 들어갔다. 막걸리만을 마시다가 가끔 마시는 동동주의 진한 맛이 나를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어줄지 잘 알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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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도안동 감나무집 - 오리 수육음식/식사 2019. 3. 15. 00:52
아마도 연구실 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찾아간 음식점이 아닐까 생각하는 곳이 바로 '도안동 감나무집'이다. 내가 속해 있는 연구실의 지도교수님께서는 회식으로 오리고기를 좋아하시기 때문이다. 아니다, 사실은 오리고기를 좋아하신다고 명확하게 이야기하신 적은 없다. 다만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전래동화와 같이 '교수님께서는 오리고기만을 드신다'는 말이 선배에서 다음 선배로 계속해서 이어져 내려오며 학생들의 머리 속에 굳어진 것이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교수님께서 돼지고기, 소고기 등의 동물성 지방이 건강에 좋지 않은 것 같아서 그나마 나은 오리고기를 선호하신다는 이야기를 하신 적은 있는 것 같다. 분명한 것은 오리고기만 먹는다고는 한 적이 없는 것이다. 원래 학계라는 곳에서는 교수님의 의견에 학생이 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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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 신촌설렁탕 만년점 - 설렁탕음식/식사 2019. 2. 27. 20:29
대전에 최소 6개월 이상 살아본 사람은 누구나 알겠지만, 대전은 교통의 중심지가 아니다. 그저 경부선과 호남선이 교차하는 정도의 위치상 이점이 있는 것이지, 시내 교통은 정말 광역시라고 하기에 부끄러운 수준이다. 현대인이 주로 이용하는 교통 수단이자, 도시에서 발생하는 러시아워의 문제점을 해결해주기에 적합한 지하철이라는 건 한 개의 라인 밖에 없다. 그마저도 과거 대전의 중심지인 동남쪽과 현재 대전의 중심지로 생각되고 있는 북서쪽을 연결해주는 의미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과거 대전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대전역 근처라고 해봐야 70~80년대 모습을 배경으로한 영화에나 나올 법한 시가지의 모습을 하고 있다.) 대전역에서 내려 학교가 있는 유성구까지 지하철을 타고, 월평-카이스트 역에 내리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