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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 만년 건강 보리밥 - 보리밥 외 3종음식/식사 2019. 4. 8. 21:01
요즘은 만년동 탐방에 흥겨운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에 살기 시작한 이후로 주로 다니는 동네가 조금씩 바뀌었다. 처음은 당연히 차도 없고 돈도 없는 학생이라 학교 근처 어은동이 유일한 마실 가능한 동네였다. 짬이 조금씩 차면서 궁동으로 다니기 시작했고, 탱고를 시작한 이후로는 주로 활동하는 지역이 봉명동과 장대동이 되었다. 그래서 사실상 카이스트에서 갑천을 지나 위치하는 만년동으로는 찾아가 본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연구실 후배들이 대거 만년동과 월평동 쪽으로 주거지를 옮겼다. 그와 동시에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만년 맛집에 대한 소식들에 가만히 있기가 힘들어서 직접 찾아가보았다. 만년 맛집 중 처음으로 간 곳은 '만년 건강 보리밥'이다.
아주 촌스러운 간판을 하고 있어서 멀리서도 안 보일리가 없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고우신 아주머니 두세분 정도가 반겨주신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으니 시간을 잘 맞춰서 가는게 좋다.
메뉴판을 보면 알수 있겠지만 굉장히 저렴한 편이다. 물론 다른 음식점들에 비해 저렴한 편에 속한다는 말이다. 보리밥을 좋아하기만 한다면 한 끼를 5~6천원 선에서 해결할 수 있으니 만족스러운 가격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제육보리밥을 주문하였다. 고우신 아주머니께서 '제육보리밥 시켜! 제일 나아!'라고 하셨기 때문에 선택장애가 말끔하게 나았다.
몇가지 나물 반찬과 된장찌개, 그리고 조금의 제육볶음이 함께 나온다. 나물들은 너무 싱겁지도, 그렇다고 너무 짜지도 않은 적당한 간을 유지하고 있어서 맛이 좋다. 된장은 천하제일에 가깝다. 구수한 맛이 좋고, 너무 묽지 않고 진한 맛 역시 입 안에서 오래 머문다. 다만 싱겁게 먹는 사람이라면 된장찌개가 많이 짜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원래 짜게 먹는 내 입맛에는 아주 좋았다. 제육볶음은 언뜻 보기에는 양이 굉장히 부족해보이지만 밥 반찬으로 먹기에는 충분한 양이다. 냉동 고기는 아닌 듯 한 것이 고기에서 잡내도 나지 않으며, 육질 역시 좋았기 때문이다.
7000원에 팔고 있는 두부두루치기와 파전 역시 가격에 비해서는 나쁘지 않은 수준을 보여준다. 원래가 심심한 맛에 먹는 두부두루치기에서 은은한 고추의 향이 두부의 심심한 맛과 잘 어울렸다. 그리고 부드러운 두부와 아삭한 콩나물의 조화도 훌륭했다. 파전의 경우에는 아주 얇게 겉이 바삭함을 유지하고 속은 쫀득한 빵과 같은 느낌이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파의 알싸하면서도 달달한 향과 맛이 막걸리를 부르는 맛이었다. 사진으로 챙기지는 못 했지만 이 곳에서는 항아리에 막걸리를 퍼다주는 걸로 봐서는 생막걸리를 파는게 아닌가 싶다. 막걸리 역시 준수한 맛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만년 건강 보리밥은 전반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준수한 맛을 가지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마침.
- Philo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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