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서울 서대문구] 주막 - 쭈꾸미볶음
    음식/식사 2019. 3. 16. 23:28

    빈둥빈둥거리며 지내기 딱 좋은 주말이 찾아왔고, 점심이나 먹을까하는 생각에 문을 나섰다. 내리막길을 쫄래쫄래 걸어내려와 낮술이나 할까하며 걸어가는 길에 새로 생긴 가게를 보게되었다. 이름은 '주막'이었다. 마침 횡단보도 바로 앞에 위치해있어서 신호를 기다리며 무엇을 파는 곳인가 하고 구경하고 있었다. 내부에서 아주머니께서 나와서 상큼한 호객행위를 하셨다.


    "들어와보세요."


    기분 좋은 미소였다. 미소에 이끌린 것인지 원래 가려고 했던 곳 대신 이 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였다. 물론 나는 어디를 가든 낮술을 하려는 목적을 해결하기만 하면 되었는데, 마침 큰 글씨로 써놓은 '동동주'라는 문구에 이끌려 들어갔다. 막걸리만을 마시다가 가끔 마시는 동동주의 진한 맛이 나를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어줄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자친구의 말로는 어떤 가게가 들어오든 6개월을 못 버티고 업종이 바뀌는 자리라고 했다. 좋은 가게가 들어와도 항상 오래가지 못해서 안타까운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주막'이라는 곳이 이미 연남동에서 유명한 가게라, 이 자리에서도 잘 버텨주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고 했다.


    아무리 유명한 가게라고 한들 맛이 있고, 가격이 적당해야 사람들이 많이 오지.... 하는 비판적인 생각을 속에 고이 접어두고, 본격적으로 주문을 했다. 단촐한 듯 하면서도 다양한 메뉴는 미식가들을 설렉게 만들기 충분했다. 맛있어보이는 코다리 구이와 쭈꾸미 볶음, 제육볶음, 비빔밥 그리고 동동주는 잠잠하던 뱃 속을 꼬르륵 꼬르륵 요동치게 만들었다.


    잠깐의 고민 끝에 쭈꾸미 볶음으로 메뉴를 정하고 재방문을 기약했다. 코다리가 참 맛나보였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털래기 수제비도..... 참으로 맛있다고 하던데, 다음에 꼭 다시 와야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우선 주문한 동동주가 나오고 몇가지의 반찬이 제공되었다. 간이 서울식의 간간한 정도라 적당한 맛이었다. 동동주는 정말 맛난다. 바디감이 훌륭한 것이, 정말 쌀로만 만든 건가? 하는 의문을 품기에 충분할 정도로 맛이 좋았다. 시원함 역시 좋았다. 반찬을 안주삼아 동동주 한잔을 비우고 두번째 잔을 채울 때쯤 나오는 쭈꾸미 볶음은 향부턱가 부족함이 없었다. 볶음에서 나는 살짝의 불향과 매콤함이 섞여 코를 시큰거리게 만들고, 전체적으로 향을 둘러싸고 있는 참기름의 향이 본격적으로 침샘을 자극했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볶아낸 쭈꾸미는 쫄깃함과 탱글함을 가지면서도 물이 빠지지 않아서 질긴 느낌은 전혀 없었다. 각종 야채는 아삭함을 잘 유지하여서 소스와 함께 밥에 비벼먹기에 훌륭하였다.



    정말로 맛있다. 어쩔 수 없이 막걸리를 한병 더 주문하게 되었고, 예상은 했지만 본격적인 술판을 벌이게 되었다. 밥과 함께 나오는 배추된장국은 아주 훌륭하다. 배추의 달달한 맛이 된장과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모든 음식을 잘하는 음식점임에 틀림이 없다.




    다음에 한번 더 방문하고자 한다. 코다리 구이를 먹으러.....

    그리고 다음에 또 방문하고자 한다. 털래기 수제비를 먹으러.....

    그리고 그 다음에 또 방문하고자 한다. 제육볶음과 비빔밥을 먹으러.....


    계속해서 기대되는 음식점이다.


    마침.


    - Philos -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