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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전봇대집 - 소고기 구이음식/식사 2019. 3. 17. 19:46
얼마 전 지인이 Social Media를 통해 마장동 먹자골목에서의 식사를 자랑하였다. 뭐 고기가 거기서 거기겠지하는 나의 생각과는 달리 짝찌 님께서는 강한 유혹에 휩싸이고 말았다. 시각을 차단하기 위해 감은 두 눈과 굳게 다문 입술로 단호한 표정을 선물해주시며, 무조건적인 마장동 행을 지시하셨다. 뭐 어쩔 수 있나..... 핸들을 손에 쥐고 마장동으로 향했다.
집은 서대문구라 차로 약 35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시장 입구에 위치한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아무런 고민없이 지인이 들렀던 전봇대집으로 향했다.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다 쓰러질 것만 같은 외관의 가게들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었다. 식사 때와 관계없는 듯한 이 골목으로 계속해서 사람이 들어오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 소고기 모둠을 주문하였다. 이래저래 반찬을 내어주는 듯 하지만 사실상 먹을만한 건 전혀 없다. 오로지 고기에 집중하는 곳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것도 그런 것이 입구에 앉아계신 아주머니는 연신 고기를 손질하고 계신다. 팩에 담긴 고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며 일일이 질긴 막을 제거하고 계셨다. 대충 큰 막만 제거하고는 귀찮음에 일을 마무리 지을만 하거늘, 고기를 손으로 하나하나 짚어가며 질긴 부분들을 제거하고 계셨다. 그래서 그럴까 살짝 양념이 되어서 나오는 고기에는 질긴 부분이 전혀 없다. 소고기에서 느낄 수 있는 육질의 부드러움이 극에 달했다고나 할까? 베여있는 양념의 맛과 부드러운 고기의 식감은 입 안에서 조화를 이루었다.
그 외에 함께주는 소스를 칭찬하고 싶다. 간장 베이스의 새콤 달콤한 소스인데, 여기에 매운 고추를 길게 채썰어 내어준다. 아무리 고기에 신경을 써서 최고의 품질을 선물한다고 한들 사람의 입맛이라는 것이 고기를 지속적으로 먹으면 질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 소스와 매콤한 고추의 조합이 입을 개운하게 만들며 다시 고기를 향해 젓가락을 움직이도록 만든다. 아주 가벼우면서도 놀라운 조합임을 새삼 깨달았다.
고기의 맛은 훌륭하다. 그러나 그 외의 것들은 식당이 맞나 싶을 정도로 부실하다. 그리고 가격도 그렇게 저렴하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물론 고기를 먹는 것치고는 매우 저렴한 가격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사람이 한 끼를 위해 소비하는 평균적인 가격을 놓고 생각해봤을 때는 비쌀 수 밖에 없다.
비싸긴 하지만, 다시 찾고 싶은 고기의 맛!!
마침.
- Philo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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