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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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미분당 - 양지쌀국수음식/식사 2019. 4. 17. 18:16
미분당을 처음 간 건 친한 친구와 함께였다. 친구는 당시 제대 후에 복학을 한 상태였고, 신촌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다. 가끔씩 서울을 들렀던 나는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술자리를 가지고, 친구 네에서 신세를 지게 되었다. 다음 날 일어나서 친구가 좋아하는 쌀국수 집이 있다며 나에게 함께 가자고 했던 것이 미분당의 첫번째 경험이다. 작지만 세련된 느낌을 주는 외관과 그 앞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의 모습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맛집의 기운을 느꼈다. 하지만 그 나이 먹도록 쌀국수는 자주 먹어본 적도 없었거니와, 쌀국수를 떠올리면 월남쌈 집에서 판매하는 사이드 메뉴와 같은 느낌만 가지고 있었기에 의심을 쉽사리 거둘 수는 없었다. 하지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친구의 말을 들으며 기대는 더욱 커져만 갔었다.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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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뚱보집 - 고기 모듬음식/술 2019. 4. 17. 15:51
대전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점은 바로 마시기 통차이다. 나는 돼지고기 중에서 뒷고기 부위를 가장 좋아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돼지 부속 고기일텐데, 서울에는 제대로 뒷고기를 파는 곳을 찾기 어렵다. 죄다 삼겹살, 목살, 갈매기살 정도이다. 가격도 드럽게 비싸게 받아먹는 곳이 많은데, 그 와중에도 날짜를 잘못 잡거나 가게를 잘 못 고르면 돈만 비싸고 드럽게 맛없는 고기를 먹을 때가 많다. 그런데 이번에 맛이 좀 괜찮은 집을 찾았다. 그것도 신촌에 위치한 곳으로 찾았기 때문에 편하게 걸어서 갈 수 있다. 뚱보집이라는 곳인데, 공간은 그렇게 넓지 않지만 깔끔한 내부 공간을 가지고 있다. 좀 시끄러운 사람들이 옆테이블에 있다면 공간에서 불쾌함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고기집에서 술에 얼큰하게 취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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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전봇대집 - 소고기 구이음식/식사 2019. 3. 17. 19:46
얼마 전 지인이 Social Media를 통해 마장동 먹자골목에서의 식사를 자랑하였다. 뭐 고기가 거기서 거기겠지하는 나의 생각과는 달리 짝찌 님께서는 강한 유혹에 휩싸이고 말았다. 시각을 차단하기 위해 감은 두 눈과 굳게 다문 입술로 단호한 표정을 선물해주시며, 무조건적인 마장동 행을 지시하셨다. 뭐 어쩔 수 있나..... 핸들을 손에 쥐고 마장동으로 향했다. 집은 서대문구라 차로 약 35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시장 입구에 위치한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아무런 고민없이 지인이 들렀던 전봇대집으로 향했다.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다 쓰러질 것만 같은 외관의 가게들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었다. 식사 때와 관계없는 듯한 이 골목으로 계속해서 사람이 들어오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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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94단 야키토리바 - 꼬치음식/술 2019. 3. 17. 19:24
새벽 두시 쯤 짝찌랑 간단하게 술 한잔할 곳을 찾으며 신촌을 돌아다닐 때의 일이다. 술에 취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돌아다니는 학생들로 인해 신촌 거리 모든 곳이 시끄러웠다. 거리 곳곳에는 삼삼오오 모여서 담배를 피워대며 술에 취해 알아듣기 힘든 말들을 내뱉는 것을 보자면 나의 과거가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조용히 그리고 간단히 술 한잔을 하고 싶었는 우리는 이곳저곳을 정처없이 걸어다니다가 처음으로 이 가게에 발을 내딪게 되었다. 그럴싸한 간판도 보이지 않고, 야외에서 열심히 꼬치를 굽는 사내만이 발길을 이끄는 이 가게는 아무것도 없는 외부와 잘 어울리는 내부를 가지고 있다. 좁은 실내에 좁게 앉을 수 있는 2인석 테이블과 4인석 테이블이 몇개 배치되어 있는 구조이다. 정말 이런 데에서 장사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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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주막 - 쭈꾸미볶음음식/식사 2019. 3. 16. 23:28
빈둥빈둥거리며 지내기 딱 좋은 주말이 찾아왔고, 점심이나 먹을까하는 생각에 문을 나섰다. 내리막길을 쫄래쫄래 걸어내려와 낮술이나 할까하며 걸어가는 길에 새로 생긴 가게를 보게되었다. 이름은 '주막'이었다. 마침 횡단보도 바로 앞에 위치해있어서 신호를 기다리며 무엇을 파는 곳인가 하고 구경하고 있었다. 내부에서 아주머니께서 나와서 상큼한 호객행위를 하셨다. "들어와보세요." 기분 좋은 미소였다. 미소에 이끌린 것인지 원래 가려고 했던 곳 대신 이 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였다. 물론 나는 어디를 가든 낮술을 하려는 목적을 해결하기만 하면 되었는데, 마침 큰 글씨로 써놓은 '동동주'라는 문구에 이끌려 들어갔다. 막걸리만을 마시다가 가끔 마시는 동동주의 진한 맛이 나를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어줄지 잘 알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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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HAKI - 모둠 사시미음식/술 2019. 3. 16. 22:57
우리나라에서는 활어회를 주로 먹는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도 활어회는 가족들이 가장 자주 찾는 외식 메뉴이다. 펄덕 팔닥 살아움직이는 생선을 바로 손질하여 정갈하게 접시에 내어주는 활어회는 탱글탱글한 식감을 최고로 맛으로 친다. 계속해서 씹을 수록 느껴지는 생선살의 달달한 맛이 활어회를 먹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활어회의 탱글탱글한 식감을 우선으로 느끼고 싶다면 약간의 비린내를 잡아줄 초장과 곁들여 먹는 것이고, 싶을 수록 느껴지는 단 맛을 부각하고 싶다면 간장이 어울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추가적으로 비린내를 잡고 기름기를 깔끔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오로지 와사비와 함께 먹는 것을 개인적으로 선호한다. 이렇게 활어회를 사랑하는 나이지만, 사실 더욱 좋아하는 회는 선어회이다. 선어회를 처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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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박가네 빈대떡 - 고기빈대떡음식/술 2019. 2. 27. 13:42
생에 최초로 나에게 몸살을 동반한 최악의 장염을 선물한 것으로 유추되는 육회집을 나와, 빈대떡을 다음 목표로 삼았다. 광장시장의 빈대떡은 너무나도 유명한 음식이라 굳이 깊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그저 이전의 광장시장 풍경과 달라진 점을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광장시장에서 유명한 빈대떡 집은 '순희네 빈대떡'이라는 곳이다. 포장마차 네개 정도를 가지고 엄청난 수의 빈대떡을 부쳐내며, 수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막걸리와 빈대떡을 함께 즐기던 모습이 내가 기억하는 첫 모습이다. 오랜만에 들린 광장시장의 풍경은 매우 달랐다. 포장마차를 4개정도 동시에 운영할 때부터 기업화의 기운이 느껴졌지만, 그래도 포장마차 형태라 시장만이 주는 정감있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지금의 광장시장은 말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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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우가육회 - 우가육회 _ 190224음식/술 2019. 2. 25. 20:13
처음으로 친구들과 광장시장이라는 곳을 찾았을 때, 먹었던 음식이 육회, 간, 천엽, 그리고 빈대떡이었다. 부산에서 나고 자라 대전에서 학교다니는 촌놈을 대접할거라고 서울에서 자취하는 부산 촌놈들이 여럿이 모여 나에게 육회를 사줬던 기억이 있다. 그 때가 2009년? 2010년 정도일 때라 육회를 파는 술집이 많지 않았다. 지금이야 육회본가, 육회천하 등등의 다양한 상표의 육회와 육사시미를 판매하는 집이 즐비하지만, 대학을 처음 들어갔을 무렵 술집거리의 풍경에 육회집은 없었다. 나중에 대학을 졸업할 무렵 육회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겨났어도, 가격과 안주의 양 면에서 헤비드링커인 내가 자주 찾기에는 부담스러운 곳이었다. 그런데 광장시장의 인심이라고나 할까? 넉넉한 육회의 양과 고소하고 싱싱한 간과 천엽의 맛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