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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우가육회 - 우가육회 _ 190224
    음식/술 2019. 2. 25. 20:13

    처음으로 친구들과 광장시장이라는 곳을 찾았을 때, 먹었던 음식이 육회, 간, 천엽, 그리고 빈대떡이었다. 부산에서 나고 자라 대전에서 학교다니는 촌놈을 대접할거라고 서울에서 자취하는 부산 촌놈들이 여럿이 모여 나에게 육회를 사줬던 기억이 있다.


    그 때가 2009년? 2010년 정도일 때라 육회를 파는 술집이 많지 않았다. 지금이야 육회본가, 육회천하 등등의 다양한 상표의 육회와 육사시미를 판매하는 집이 즐비하지만, 대학을 처음 들어갔을 무렵 술집거리의 풍경에 육회집은 없었다. 나중에 대학을 졸업할 무렵 육회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겨났어도, 가격과 안주의 양 면에서 헤비드링커인 내가 자주 찾기에는 부담스러운 곳이었다.


    그런데 광장시장의 인심이라고나 할까? 넉넉한 육회의 양과 고소하고 싱싱한 간과 천엽의 맛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그 때 당시 광장시장의 육회집들은 지금처럼 줄을 아주 길~게 서야만 먹을 수 있는 곳은 아니었기에, 잠깐의 기다림과 쫄깃하고 부드러운 육회의 맛과 저렴한 가격은 맛집의 조건에 딱딱 들어맞았다.


    마침 광장시장을 찾았고, 찰나의 순간에 친구들과 함께 했던 과거의 장면이 떠올라 육회를 먹으러 갔다. 인터넷에서 유명하다는 육회집은 줄이 매우 길다. 나는 단 한 곳의 음식점을 제외하고, 줄서는 음식점은 맛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안 먹고 말지, 그 음식 하나를 먹기 위해 세월아 네월아 가게 앞에서 기다리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 그래서 대기줄이 없는 가게를 찾아들어 갔다. 그리고 어차피 시장 내에서 판매하는 동일한 음식들은 맛이 크게 다를 수가 없다는 생각이 나의 결정에 크게 한 몫을 했다.



    한우를 이용한 '한우육회'와 젖소를 이용한 '우가육회' 등 다양한 메뉴의 음식들이 있었다. 광장시장 내에 많은 것들을 맛보고 즐길 예정이었고, 시장 맛집 투어의 참맛은 저렴한 가격 대비의 높은 만족감이기에 가장 값이 싼 '우가 육회'를 주문했다. 15000원정도 했다. 그리고 마침 지평 막걸리고 있었기에 주문을 하였다. 육회의 맛은 훌륭하다. 동네 저질 육회집에서 내어지는 육회와는 차원이 다르다. 힘줄은 모두 제거되어서 육회를 먹는 도중 이 사이에 이물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전혀 없다. 그리고 고기가 얼어있지 않다. 그래서 입 안에 넣었을 때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동시에 나게 된다.



    그리고 육회를 먹은 다음날인 지금, 하루종일 설사와 복통, 오한과 발열에 시달리고 있다. 아무리 요즘들어 봄 날씨가 이어진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겨울이거늘 육회를 먹고 탈이 나다니..... 장염이 쉽게 걸리지 않았던 나의 지난 날에 비추어 볼 때, 확실히 음식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맛은 있다. 하지만 건강은 책임질 수 없다.


    참석자 - 큰 술쟁이 1명, 작은 술쟁이 1명

    병점 - 막걸리 1병


    마침.


    - Philo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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