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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저스트 포그 - 세이프 14 & 미니 박스일상 2019. 6. 5. 00:54
요즘은 인생 최고의 고비를 겪고 있는 시기이다. 대학원 졸업을 향해 달려가는 일이라는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닐 것이라 내내 생각을 해왔지만, 이 정도로 짜증나고 답답하고 성질나고 다 때려치우고 싶으면서도 붙들고 있어야만 하는지는 몰랐던 듯 하다. 첫번째 인생의 고비였던 석사 졸업 시즌에는 하는 일이라고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하다가 시뮬레이션이 돌아가는 그 잠깐의 시간에 밖으로 달려나가 담배를 뻑뻑 피워대던 것 뿐이었다. 수면과 식사는 굉장한 사치였다. 오랜만에 다시금 일을 제대로 하려니 이래저래 담배 생각이 많이 나는 중인데, 그래도 전에 사두었던 기어 미니를 사용하면서 확실히 연초를 피우는 일이 잦아들었다. 덕분에 조금은 쾌적한 호흡과 맑은 정신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맑은 정신 그러나 한가지 단점은 기어 미니가 배터리 용량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다.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는 영장류로서 살아갔다면 900mA의 배터리 용량은 하루를 버티기에 충분한 양이다. 하지만 개, 돼지, 소와 같이 금수만도 못한 대학원 노예로 살아가는 현재에 900mA는 터무니없이 부족하였다. 그리하여 제품을 하나 더 구매해볼까 하는 욕심이 생겼다.
한편 '시발 비용'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삶이 지치고, 일이 힘들고, 인생이 버거울 때 '시발' 하고 외치며 평소에 절제했던 소비 습관을 거침없이 풀어헤치고 평소에 원하던 물건을 턱하니 사는 기분이란..... 정말 '시발 비용'이다. 당최 '시발 비용'이라 이름이 붙은 것도 이해하지 못 할 것은 아니다. '시발'하고 샀다는 것은 구매 직후에는 스스로에게 굉장한 위안이자 기쁨이 되겠지만, 대개 열에 아홉의 확률로 시간이 지난 후에 구매 행위를 후회한다는 뜻이니까 말이다.
시발!! 구매!! 그러나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이미 '시발 비용'를 지불하였고, 그 어렵다는 열에 하나의 확률로 꽤나 괜찮은 제품을 손에 넣게 되어서 이렇게 리뷰를 해보려고 한다. 이번엔 후회하지 않았다.
구매한 제품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온라인 검색 중에 세트로 판매하는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였다. 아마도 '저스트 포그'라는 업체에서 만든 물건들을 이리 저리 조합하여서 전자담배로 상품화하는 듯한데, 그중에 '세이프 14'라는 액상 탱크와 '크로노스 미니박스'라는 배터리 조합을 구매하였다. 구매 시에 추가로 액상 탱크를 하나 더 구매하였고, 전체 가격은 5만원 선이었던 것 같다.
세이프 14 & 미니 박스 사실 모든 물건을 판매하는 가게가 있다는 것은 해당 가게에서 뭔가 조금 더 나은 서비스를 해주겠거니 하는 기대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번에 온라인에서 전자담배를 구매하면서 느낀 것은 '내가 정말 호갱이구나'하는 것이다. 어찌나 눈탱이를 빡세게 쳐 맞았는지 요즘도 기어 미니를 구매했던 가게 앞을 지날 때면 눈두덩이가 스리슬쩍 아려온다. 아 시발 내 눈.....
눈탱이 조심해라! 이번에 구매한 저스트 포그 사의 전자담배 구성은 기어 미니와 조금의 차이가 있다. 우선 첫번째로 탱크는 유리가 아니라 플라스틱이다. 그런데 유리든 플라스틱이든 액상만 잘 담아놓으면 되지 재질이 뭔 상관이겠는가? 그리고 탱크 용량은 기어 미니의 것이 더욱 크다. 하지만 세이프 14의 용량도 하루 정도 들고 다니며 사용하기에는 충분한 양이다. 혹여라도 부족하면 싼 가격의 탱크를 하나 더 구매하여 액상을 채워 들고 다니면 된다.
두번째로 미니 박스는 전압 조절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담배 대용으로 사용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전압 조절이 뭔 상관이 있나 싶다. 그냥 뻐끔뻐끔 금붕어 마냥 니코틴 채우고 연기만 뻑뻑거리면 되지 맛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사람들이 마냥 신기할 따름이다. 그리고 미니 박스의 맛 표현도 기어 미니보다는 훨씬 낫다. 미니 박스 세트의 단점 아닌 단점들은 그게 다 이다.
이번엔 장점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우선 기어 미니보다 작다. 전자 담배 가게에서 사이즈가 그나마 작아보였던 기어 미니를 구매했었다. 심지어 이름에 '미니 / Mini'가 들어간다. 그런데 그것보다 작다. 세상이 미쳐 거꾸로 돌아가는지 '미니'라는 것이 어느 인간의 기준이냐에 따라 다른가 보다. 기어 '미니'라고 이름 붙인 사람은 'Mini'의 의미에 대해 사전을 살펴보기를 권한다. 이 기어 '미니'보다 더 '미니'한 미니 박스야 말로 진정한 '미니'의 타이틀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전자 담배도 6종을 따로 만드는 법을 만들어서 아무나 '미니'라는 단어를 가져다 붙이지 못하게 '경'전자담배라는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누가 미니여! 두번째 장점으로는 나의 양쪽 눈두덩이가 아려오는 듯한 가격의 문제이다. 겁나 싸다. 말끔한 셔츠를 입고 온화한 얼굴로 나에게 약 10만원 가량의 기어 '미니'를 권하던 전자 담배 가게의 총각의 눈두덩이에 30년간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갈고 닦은 나의 롸이트 스트뤠이트를 선물해주고 싶을 정도의 저렴한 가격을 미니 박스가 장점으로 가지고 있다. 망할 놈의 잘생긴 총각같으니라고......
그리고 세번째 장점으로 다양하게 호환이 가능한 파츠들이 있다. 코일이나 탱크, 배터리 등 모든 파츠들이 온라인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어 있고, 그 가격들 또한 굉장히 저렴하다. 역시 산업 혁명이라 쓰고 컨베이어 벨트식 산업 구조의 승리라고나 할까? 호환 가능한 표준 규격을 지키며 발전되어 가는 시장은 성공의 기반 시설이 탄탄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왠만한 부품들이 호환 가능하며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옵션들을 경험해 볼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효율적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상 리뷰를 마친다.
이 글은 전자담배에 입문하려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 단 한 명의 인간이라도 동네에 있는 전자 담배 가게에서 눈탱이를 맞지 않도록 하기 위함의 의도가 정확하게 맞으므로, 나의 마지막 충고를 새겨들어 모두들 자신의 눈을 소중하게 지켜내길 바란다.
입문용 전자담배는 온라인으로 사라!
마침.
- Philo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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