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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의 감화, 그리고 여우들의 세뇌
    Tango 2019. 2. 21. 17:44

    나는 좋은 사람을 만나서 함께 나누는 시간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각양각색의 테마를 주제로 한 그룹에 속한 경험이 더러 있다. 예를 들면 응원단, 수영부, 탱고 동호회 같은 것들이 있다. 다양한 그룹에서 여러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같은 사람들이 속해있는 그룹이라 해도, 해당 그룹이 메인으로 삼고 있는 '주제'에 따라 개개인이 다른 역할을 가지고, 다른 성격으로서 활동을 하게 된다는 점이었다.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그룹을 형성하고, 그 그룹만의 독특한 성격이 묻어나는 사건, 관습, 분위기 등이 그룹 자체의 정체성을 확립시킨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룹의 정체성은 그룹 구성원 개개인이 가진 가치관의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그것을 나름대로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자면 '문화'라고 생각한다. 모든 그룹은 해당 그룹만의 '문화'를 가지며, 이 독특한 문화를 받아들인 구성원들이 자신의 변형된 가치관을 서로에게 맞춰보았을 때 유사한 경우가 많아서 구성원 간에 마음을 나누는 것이 수월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사실을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안다고 해도 은연 중에 본인의 가치관이 변형된 것을 발견한 후에야 '내가 언제, 그리고 어떻게 이런 모습으로 바뀌게 된 걸까?' 하는 의문만을 잠시 가질 뿐이다. 그러나 수동적으로 문화를 받아들인 사람들의 가치관이 향하는 방향은 긍정적이며 올바른 경우가 극히 드물다. 좁은 인맥과 적은 정보량 내에서 자신도 모르는 새에 전해들은 이야기들을 맹신하게 된다. 더 나아가 객관성을 가지고 다양성을 가지는 정보에 대한 갈망은 내다버림으로서 능동적으로 그룹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을 포기하게 된다. 이것은 문화의 '세뇌'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합하다.


    그룹의 시스템이 올바른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많은 이들을 긍정적이며 아름다운 방향으로 감화할 수 있다면 더 없이 훌륭하겠지만, 세상에 그런 시스템은 없다. 특히나 다원화를 포용해야하는 그룹 활동에서 사회주의와 같이 하나의 방향으로 구성원들을 감화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 결과로 호랑이 없는 굴의 여우들이 곳곳에서 '자신만의 진리'를 어리숙한 사람들에게 '세뇌'시키고, 그 세력은 다시 그들의 문화가 진리인냥 '세뇌'할 대상을 물색하게 된다.


    탱고라는 하나의 문화 역시도 다를 바가 없다. 곳곳에 여우들이 도사리고 있다. 그들은 우유부단한 자에게 달콤한 말을 건네어 세뇌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를 들려준다. 우유부단한 자에게는 그 종소리가 천국의 종소리보다 감미롭게 들릴 것이다. 또한 여우들은 서로 싸우는 것을 좋아한다. 제 몸이 다칠까 치고박고 싸우는 것은 싫어하는 여우들이지만, 티격태격정도는 암묵적으로 서로 동의를 하는지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누가 더 크게 낼 수 있냐며 다투고는 한다. 싸움의 결과는 뻔하다. 왜냐면 그들은 각자 자기가 더 큰 목소리를 내어 싸움에서 이겼다며 자신에게 '세뇌'받은 사람들한테만 공표하기 때문이다. 승자만이 있는 싸움이라니, 크리스마스의 기적같은 것인가?




    여우들의 헤게모니 싸움에서 소모품으로 전락하고 싶지 않다면, 우리는 그룹의 문화에 능동적으로 '감화'되어야 한다. 스스로 탱고라는 큰 문화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주체적이고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 탱고의 역사가 무엇인지, 분위기가 무엇인지, 감정이 무엇인지, 예절이 무엇인지, 한국만이 가지는 탱고의 문화는 무엇인지 등 구체적인 질문들에 대한 답을 스스로가 찾아야하며, 스스로의 가치관에 견주어 자신의 활동을 언제나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그룹에 속하는 행위나 다양한 이들을 만나는 행위에서 인간관계에서의 피로와 환멸을 느끼고, 이내 자신이 좋아하는 무엇인가를 내려놓을 필요는 없다. 여우들의 달콤한 말에 어느샌가 나약해져 있는 자신을 먼저 발견하고 치유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누구도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나의 행복을 빼앗아 갈 수 없다. 다만 내가 멍청해서 나의 행복을 타인에게 공물로서 바치고 있다는 것을 깨닿지 못한 것 뿐이다.


    탱고가 좋다면 그 문화를 스스로 알아가보자.

    그리고 좋아하는 탱고와 함께 행복해지자.


    마침.


    - Philos -


    P.S. #1 각 탱고 커뮤니티의 인터넷 자료를 살펴보면 없는 정보가 없다. 

    P.S. #2 심지어 옛날에 누구랑 누구랑 연애했는지도 다 나온다.

    P.S. #3 검색 기능을 잘 활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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