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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춤을 통한 명상
    Tango 2019. 2. 15. 17:49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행위를 춤이라고 한다면, 자의로 춤을 시작한 건 아마도 중학교 1학년 무렵일 것이다. 물론 온전히 자의로 시작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교내 동아리 활동으로 응원단을 시작한 것이 인생에서 춤을 받아들인 시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곡을 주구장창 들으며 같은 동작을 수없이 연습하고, 땀이 흥건히 젖은 상태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하철을 기다리며 실없이 피식 웃음지었던 순간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 웃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내 감정의 상태가 어떤 것이었는지 명확한 단어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그저 순수하게 긍정적인 상태였다. 사춘기가 또래 친구들에 비해 일찍 찾아온지라 중학교를 들어가기 전부터 상당히 부정적인 생각들로 가득차 있었는데, 그러한 시간들 속에서 단 하나의 부정적 감성과 생각없이 머리와 마음이 깨끗한 상태였다.


    훗날 만배를 하며 수행을 하는 불교 신자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데, 그 때 새롭게 알게 된 개념이 '동적 명상'이었다. 정지된 상태에서 정신을 집중하고 마음에 평화를 가지려 노력하는 명상과는 반대되는 개념이었다. 끝임없이 몸을 움직이며 고통을 감내하고, 의지를 가지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하나의 명상이 되어 마음의 평화를 가져온다는 개념이었다. 아마도 자아를 인식하던 시기의 내가 온 몸이 땀으로 젖어 지하철을 기다리며 웃을 수 있었던 건 그런게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굳이 떠올려보면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고, 아무런 감정도 없었고, 목표도 의지도 없었다. 하지만 조급하지 않았고, 걱정이 없었고, 특별한 감정이 없었고, 무엇인가를 원하지도 않았다. 그저 평온했다.



    중학교 내내 응원단을 하고 여러 무대에도 올랐다. 고등학교에 가서는 공부가 힘들어서 활발하게 활동하지는 못 했지만, 응원단을 만들어서 1년에 한번이라도 공연을 하려했다. 대학을 가서는 본격적으로 응원단 활동을 이어서 했으니 춤과 함께한 세월이 짧지는 않았다. 오랜 시간 음악을 들으며 몸을 움직이는 것에 익숙하다보니 춤에 대한 거부감은 크지 않아서, 탱고를 처음 받아들일 때에 다른 사람들에 비해 좀 어려움이 적었다고 생각한다.


    응원단 활동은 접고, 탱고를 추고 있는 지금도 잡다한 생각들과 부정적인 감정들을 내려놓는 시간을 밀롱가에서 갖고 있다. 춤이라는 행위만을 놓고 볼 때, 춤을 춘다는 것은 행복을 위한 삶을 설계하는 과정에 매우 필수적 요소라고 생각한다.


    삶에 지쳐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행복해지기 위해 춤을 추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마침.


    - Philos -


    #춤 #땅고 #탱고 #명상 #Tango #Social #D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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