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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립(起立)과 정상 상태(Steady state)
    Tango 2019. 3. 4. 21:45

    탱고라는 춤에 대해서 말할 때, 가슴을 맞댄 채로 하나가 되어 추는 것 이외에도 중요한 부분이 있다. 바로 각자의 축을 바로 세워 상대에게 기대지 않고 춤을 춘다는 것이다. 아주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Ref. 한국일보 애니팩트 '두 발로 선 자세는 개에게 좋지 않다.)



    온전히 바닥과 자신의 몸만을 이용해 탱고를 추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몸을 제대로 쓸 줄 모른다. 그래서 춤을 출 때 필요한 여러가지 힘을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 한다. 그래서 모자란 힘을 상대에게 강제로 부과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게 된다. 이는 대체로 상대의 상체를 속박하는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더욱 심한 경우에는 상대의 온 몸을 아프게 하고, 저리게 하며, 다음 날이면 근육통이 생기게 한다. 이런 '전신근육통 유발자'와의 춤을 원하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춤을 추는 내내 고통이 가득하여 음악을 듣는 것은 둘째치고, 편안함이라는 탱고에서의 중요한 요소를 느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춤을 추다보면 자세가 계속해서 바뀌는 느낌이 들기 마련이다. 그러면 내가 누군가에게 '전신근육통 유발자'이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 내가 최악의 춤을 추게 되는 것일까에 대해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그리고 수많은 문제점들 중에 상대를 불편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인은 잘 못 서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바르게 서는 것은 무엇일까?


    바르게 서는 것을 이해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개념이 *정상 상태(steady state)라고 생각한다. *정상 상태(steady state)라고 하면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정상 상태 (stationary state / steady state)

    - 물체의 운동 상태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지 않고 그대로인 상태


    '축 세우기'에서 *정상 상태의 개념을 고려해보니 제대로 서는 법에 대해 알기 쉬웠다. 그저 지구가 나를 끌어 당기는 중력의 힘과 내 스스로가 서려고 하는 힘이 균형을 이루게 하여, 춤을 추는 시간 내내 유지하는 것이다. 이렇게 '서기'에서 올바른 *정상 상태를 만들면 춤을 추는 동안 '축'을 잘 세운 것이다. 이렇게 몸안에서의 *정상 상태를 스스로 유지하게 되면, 자신이 외부로 가하는 힘이 없게 된다. 그러면 나와 춤을 추는 상대는 나에게서 받는 힘이 없기에 불편함이 생길 수가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상대에게 불편함을 주는 '축 세우기'는 무엇이 잘 못 된 것일까? 이는 자신의 몸 안에서 *정상 상태를 만들지 못해서 춤을 추는 동안 타인을 이용해 자신 몸 상태의 밸런스를 만들기 때문이다. 대게 상대를 이용해 잘못된 *정상 상태를 만드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1. 진행방향을 축으로 힘의 균형을 만드는 경우 : 무릎과 골반을 아래로 내려 자신이 바닥으로부터 서는 힘을 줄인다. 이 때 앞으로 넘어지는 자신의 몸을 상대에게 기댄다. 앞으로만 기대게 되면 뒤로 밀려나기 때문에 구부러진 두 다리에 힘을 주어 바닥을 민다. 이런 방식으로 스스로를 *정상 상태(steady state)로 만드는 경우가 있다.


    2. 사람이 서는 방향인 Z축으로 힘의 균형을 만드는 경우 : 무릎과 골반을 아래로 내려 자신이 바닥으로부터 서는 힘을 줄인다. 이로 인해 자신의 몸이 가질 수 있는 중력의 힘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제대로 서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상대에게 기대어 상대가 들어주는 힘을 이용해 제대로 선 것처럼 만들어 *정상 상태(steady state)를 갖는 경우가 있다.


    위와 같은 경우는 *정상 상태를 만들기 위해 상대에게 과한 힘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이다. 거기에 리드와 팔로잉에 필요한 힘의 교환까지 추가적으로 상대에게 요구하는 것은 상대를 쉽게 피곤하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축을 세우는 것에 있어서는 바닥과 나 사이의 올바른 정상 상태를 우선적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이를 통해 서로가 모두 자유로운 상태가 될 수 있고, 그 이후에 둘 사이의 올바른 텐션(tension)이 발생하게 된다.


    순수하게 리드와 팔로잉을 위한 힘교환만이 이루어 질 때에 서로가 자유롭게 춤을 출 수 있다.

    근육통도 강제로 선물하지 않게 될 것이다.


    마침.


    - Philos -


    P.S. 사실 '밀롱게로 스타일과 추락욕구'에 대해서 쓰려고 했다. 그런데 서론이 길어지길래 원래의 목적과는 다른 내용으로 갈무리하였다. 다음에 원래 쓰려고 했던 '밀롱게로 스타일과 추락욕구'에 대해 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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