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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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을 통한 명상Tango 2019. 2. 15. 17:49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행위를 춤이라고 한다면, 자의로 춤을 시작한 건 아마도 중학교 1학년 무렵일 것이다. 물론 온전히 자의로 시작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교내 동아리 활동으로 응원단을 시작한 것이 인생에서 춤을 받아들인 시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곡을 주구장창 들으며 같은 동작을 수없이 연습하고, 땀이 흥건히 젖은 상태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하철을 기다리며 실없이 피식 웃음지었던 순간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 웃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내 감정의 상태가 어떤 것이었는지 명확한 단어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그저 순수하게 긍정적인 상태였다. 사춘기가 또래 친구들에 비해 일찍 찾아온지라 중학교를 들어가기 전부터 상당히 부정적인 생각들로 가득차 있었는데, 그러한 시간들 속에서 단 하나의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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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궁디 유전자생각 2019. 2. 15. 15:41
어느 집에나 장롱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유치원 '재롱이 잔치' - 우리 어무이는 언제나 '재롱잔치'를 '재롱이 잔치'라고 한다 - 비디오 테이프 속에서 김건모의 핑계에 맞춰 유난히도 스웨그 넘치는 힙 무브먼트를 보이는 어린 나의 모습을 나의 어무이께서는 자주 기억해내신다. 여느 어머니들께서 그러하듯, 머리 속에 환상적인 '자식 구박 멘트 제조 알고리즘'을 가지고 계신 나의 어무이께서는 이렇게 말씀을 하신다. "쟈 바라! 쪼깨날 때부터 예사 궁디가 아니드만, 나 다 츠무꼬 해마 떠러지면 궁디 흔드르러 갈라꼬 들썩들썩칸다. 저거 어데서 나왔능가? 내 배는 아이낀데....." 느리고 낮은 목소리로 정말 알 수 없다는 식의 뉘앙스를 섞어 멘트를 날리신다. 물론 혐오로 가득한 눈길은 최고의 조합이다. 역시 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