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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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한궁양꼬치 - 양꼬치 _ 190220음식/술 2019. 2. 21. 13:26
학교를 다닐 때 궁동이라는 곳은 매우 먼 곳이었다. 홈그라운드인 어은동에서 이미 거나하게 취했지만 왠지 술과 사람이 아쉬운 마음에 마지막으로 딱 한군데만 더 가겠다고 마음먹었을 무렵의 시간은 매우 신비롭게도 언제나 새벽 5시였다. 자정에 만나면 그렇게도 반갑게 맞아주던 어은동 술집 사장님들은 새벽 5시에 가게 문을 여는 내 앞에서 언제나 손을 좌우로 흔드시며 등짝을 조금 세게 토닥거리셨다. '지금처럼 해 뜰 때 말고, 내일 해 떨어지거든 오세요'라는 평소에는 쓰시지도 않으시던 존댓말과 함께 내 무리를 내보내시곤 하셨다. 그러면 남은 선택지는 해뜨고도 장사를 하는 궁동이 유일했다. 술에 얼큰하게 취해 비틀거리면서 노래를 부르고 큰 소리로 웃으며 터벅터벅 한참을 걷다보면 땀이 삐질 날 때 쯤 도착하는 곳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