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않는 사피엔스
인류의 과학과 기술은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에 따라 죽음이라는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종말을 조금이라도 더 미루기 위한 의학 역시도 발전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전세계적 규모의 전쟁을 두번이나 겪은 인류는 전쟁이 인간 종의 공멸을 의미함을 여실히 깨닿고 외교를 통해 어떻게든 무력 충돌을 피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평균 수명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모든 이들이 문명의 혜택을 통해 삶을 오래 유지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일까?
호모 사피엔스는 그 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생각하는 동물이다. 다양한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위해 끝임없이 생각을 해왔고, 그로 인해 우리 인류는 우리별의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가혹한 대자연의 환경 속에서 가장 성공한 종이 되었다. 그런데 모든 인간들이 문제를 생각하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일까? 절대 아니다. 극소수의 지식인들만이 답을 내놓는다. 이로 인한 이익은 단지 같은 종의 동물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비롭게 전인류에게 분배된다. 그렇다면 사피엔스임에도 불구하고 생각하지 않는 자는 어떤 역할을 하며 인류와 함께 살아가는 것일까?
아주 놀랍게도 생각하지 않는 사피엔스들은 그저 생각하는 사피엔스가 이루어놓은 이득을 아무런 대가없이 취득하기만 하며 살아간다.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이다. 아마 자신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는 생각조차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들이 살아가는 주변의 호모 사피엔스들 역시 자신과 마찬가지로 생각없이 살아가기 때문이다. 주변을 둘러보고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음에 안주하고 정의와 양심, 그리고 선의 기준을 자신으로 삼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러나 그들은 배우지 못 했고, 심지어는 눈치도 없어서 자신이 기준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시도조차 하지 못한다.
그리하여 소수의 지식인들을 제외한 많은 인간들이 '생각할 의지가 없음'으로는 부족했는지 '무지에 대한 부끄러움'마저도 잃게 되었다. 그들은 다양한 의미에서 자신을 선한 존재라고 생각하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근본에서부터 틀렸다. 그들은 악인이다. 무지한 그들은 선인이 아니다. 끊임없이 생각하자 사피엔스들이여!
마침.
- Philos -